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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_해당되는 글 1건
2009/10/15   아듀~ 고등학교 History - 외고 폐지에 붙여... 

 

아듀~ 고등학교 History - 외고 폐지에 붙여...
+   [끄적끄적/일상다반사]   |  2009/10/15 23:41  

# 시작하는 잡소리 잔뜩.


깡마르고 연약한 친구 하나가 있었는데, 아침마다 지각을 했다.


산 꼭대기에 있던 우리 학교.

아래부터 마을버스를 타고 올라와야 했기에 아침 등교 시간다 우리학교 학생들과,

옆 학교 여고 친구들로 마을버스 정류장은 전쟁터였다.


여고 친구들은 무척이나 용감하고, 다시 용감했다.

그 깡마르고 연약한 친구가 하교하다 옆 학교 여자애를 만났다. 가진 돈 모두 내놓으란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남자애가 여자애한테 협박당해 삥 뜯길 수는 없잖아.

그 친구 화를 버럭 냈는데, 갑자기 커터칼을 꺼내드는 여자애. 그리고 36계 줄행랑.


여하튼.

내가 나온 중학교는 강북에서 싸움 잘하기로 유명한 학교였다.

중 2때가 되니, 고1까지는 데려와. 라고 하던 친구들이 한 반에도 득시글 득시글거릴 정도였으니.

우리 학교 2학년 두 명이 다른 학교 1학년 일곱에게 두들겨 맞았다고,

학생회장이 교기 뽑아들고 애들 200명 데리고 가서 그 학교 운동장에서 시위한,

그런 용감무쌍한 학교.


소위 말하는 날라리, 게다가 개 날라리 친구들과 유쾌하게 친하게 지냈던 나조차도 적응못할 정도로

옆 학교 여자애들은 단연코, 돋보였다.

빨간색, 노란색, 보라색 형형색색 머리색에 걸걸한 쌍시옷 발음까지. 캬아~ +_+



각설하고, 다시 마을버스로 돌아와서.

세 명 네 명 옹기종기 이루어져있던 줄은 마을버스 도착과 동시에

220도 부채모양으로 변하기 일쑤였는데,


그 친구가 매일 지각했던 것은...

줄 맨 앞에 서있다가도 마을버스가 도착하면 부채꼴로 펴지는 인파에 밀려서.

엄청 일찍 마을버스 줄을 서면 일찍 서는대로 지각. 늦게 서면 늦게 서는대로 지각.



나는 좋았다. 나는 그 친구보다는 조금 덜 비실비실했고, 

게다가 내 앞으로 새치기 하는, 한 두 명도 아니고

마을 버스 스무 대 분량의 애들을 그냥 둘 정도로 너그럽진 않았으니까.


시작용 잡소리 끝.




# 아듀, 고등학교 History


외국어 고등학교를 자율형 사립교로 바꾼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해왔던 입학시험 대신, 내신 50%이상의 학생이 지원하고,

그 안에서 추첨하여 학생을 받는다네.


뭐, 좋다.



느끼고, 몸으로 겪어보니...

졸업생의 위상은, 내가 학교에 다니던 그 때 그 학교가 얼마나 좋았느냐보다는

지금의 재학생들이 얼마나 날고 기느냐에 따라 달렸더라고.


덕분에 몇 년이 지나면 이력서에 남기는 고등학교 이름과는 '아듀'겠지만.


뭐, 좋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학교'라고 헛소리하는 나이 많은 선생님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괜찮은 애들 뽑아서 멍텅구리 입시생으로 만들어버렸던 학창시절이지만...


뭐, 친구들은 좋았고... 높은데 있다보니 공기도 좋았고, 학교에서 내려다보는 서울 풍경도 좋았다.



사실은 스모그가 딱 학교 있는데 걸려서 공기는 별로였다. 그런데 선생들은 매일 높은데 있으니

공기 좋고 얼마나 좋아. 공부 열심히 해야지. 라는 헛소리를 찍찍. 나무가 있어야 공기가 좋지.


뭐, 여하튼 학창시절은 재미있었다.




# 사교육


외고는, 특성에 맞게 외국어를 열심히 가르치는 학교가 된다면 꽤 괜찮다.

학생 선발권 줘도 된다. 그리고 그 이후 입시를 위해 빡시게 가르치든 뭐하든. 알 바 아니지.

선생들 용돈 챙겨주겠다고 쓸데없는 보충수업 등등 헛짓거리만 안하면 괜찮아.


뭐, 폐지하는 것도 괜찮다.

종착역이 '대학교'인데 외국어 고등학교를 폐지하는 것이 과연 무슨 도움이 되려나 의문은 들지만.



박정희가 사립학교법을 통해 사학들을 견제하려고 했다면,

그 아버지로부터 정수장학회를 물려받은 공주님께서는, 사학법 개정에 목숨걸고 반대했다.

참 재미있는 일인데...



애들 키우는데 사교육비가 많이 들어서 못키운다는데,

도대체 왜 그렇게 아둥바둥 악을 쓰고 학원에 못보내서 안달일까 궁금했을 따름이고...


회사 선배들 이야기를 들으면서 요즘의 현실을 알게 되니,

주억주억 고갯짓을 하며 이해하게 되긴 했지만, 이해한다고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항상 하던 이야기. 학원에 보내면 애들이 바보가 돼요.




# 어쨌거나.


어쨌거나... 외고를 날려버리면, 나에게는 마이너스.

나에게 마이너스라고 하더라도, 외고 폐지는 찬성.




# 기분나빠.


근데... 얘네들이 한다고 하니 왜 갑자기 기분이 나쁘지.

뭔가 꿍꿍이 속이 있을텐데, 잘 모르겠다. 끄응. 한 수 지도 부탁드림.


외고가 '자율형 사립고'로 바뀐 후에도

학생 선발권을 여전히 가지게 되는 '자립형 사립학교'는 현실적으로 사학재단만 가능할텐데,

그걸 더 띄울 수 있어서 그런 것이려나. 골똘. @_@




뭘 이 야밤에 쓸데없는 잡소리를.

평안한 하루 보내시길.



화영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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