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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끄적끄적/일상다반사] | 2008/07/0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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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에 참여하면서도, 종종 제가 청와대와 보수언론의 입장이라면 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해 갈 것인가 생각을 많이 해봅니다.
그 때마다 제 예상과 그들의 반응을 비교해보았을 때 항상 제 반응을 벗어났지요. 그것도 한참 기대에 못미쳤으니, 우리 나라의 '지도층'이란 부류가 생각 허접한 일개 시민의 머리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국치'에 가까운 듯 싶기도 합니다. 아미방의 몇 몇 분들 역시 종종 예상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니 한심하다는 댓글을 보여주기도 하셨습니다.
어제 상상외로 많이 모인 시민들을 바라보고 오늘 청와대와 보수진영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무척 궁금해 했더랬습니다.
집에가서 나름대로 멋지다고 뽑아본 제목이 '사제단 쇼크' 였는데요. 오늘 어떤 민주언론이 벌써 썼군요. ^^ 현 상황을 잘 짚어낸 멋진 기사입니다.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37009
두 달여 가까이 끌어온 촛불집회 크게 다섯 국면 정도로 요약되는 듯 싶습니다.
1. 청계천 광장의 촛불소녀, 그리고 따라나온 시민들 2. 5.24 가두시위 시작 및 6. 1 새벽의 폭력진압으로 인한 대규모 거리시위 점화 3. '6.10 촛불집회' (미래에는 '항쟁' 이라고 적어야 하나 고민을 하게 되겠군요) 4. 기만적인 대국민 담화와 추가협상에 분노한 민주시민들의 과격화, 그리고 이에 기회를 잡은 정부 및 보수언론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폭력' '불법' 총공세에 따른 촛불시위대의 갈등 및 절대인원 감소 5. 천주교 사제단의 시국미사로 평화기조 되찾음. - 청와대로 갈 당위성이 사라짐
새벽부터 끄적대고 있는 내용과 기사가 거의 비슷한지라 길게 쓸 이유는 없지만, 크게 몇 가지를 짚어볼 수 있을 듯 싶습니다.
1. 비폭력 기조로의 완전 전환
시민들이 거리로 나온 이유는 순수하게 '청와대에 가서 귀를 틀어막은 이명박에게 우리의 목소리를 들려주겠다'는 것이었는데 경찰은 차벽과 명박산성으로 청와대로 가는 길을 꽁꽁 틀어막았습니다. 이 때문에 충돌이 일어났는데, 사제단에서는
"우리가 돌보지 않아서 소실된 남대문을 찾아갈 것이며, 남대문의 참상은 지금의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상징" 이며,
"더 이상 대통령을 찾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진짜 소통해야 할 대상은 국민이다. 대통령은 국민 가운데 한 명일 뿐이다" 라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사제단에서 청와대로 갈 명분을 없애버렸고, 청와대는 이제 촛불행진에게마저 버림받았습니다.
어제의 가두시위가 종로까지 가지 않고 을지로에서 바로 시청광장으로 돌아간 이유가 궁금했는데, 이런 이유였습니다.
카톨릭 신자이든 아니든 간에 전 국민이 대동단결한, 실로 이명박 요정론이 힘을 받는 역사의 현장이었습니다. :)
더불어서 우리 나라에서 '명동성당'이 가지는 의미와, 순복음교회와 조계사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2. 서울광장을 시민에게
사제단은 단 하루의 미사가 아닌, 지속적인 미사를 드리겠다고 하였습니다. 시민들의 힘만으로는 전경들에게 둘러쌓인 서울광장을 되찾지 못했을테고, 그로인해 시민들의 희생이 동반되는 지속적인 게릴라 시위가 진행되었을 것인데, 말 한 마디, 그리고 말로 끝나지 않은 행동 하나로 서울광장을 시민에게 돌려주었습니다.
3. 촛불집회에 정당성과 지속성을 부여
촛불집회에 '종교적 색채'를 덧붙임으로써 정당성을 부여했습니다. 보수 진영의 구국기도회 등을 허용했던 정부이기에, 사제단의 구국미사회를 막지 못합니다. 지나고보니 그렇게 된 일이지만, 실로 손에 든 도끼로 제 발등을 찍은 것에 다름 없습니다.
더불어서 '재협상 때까지 단식'하겠다는 이야기로, 지속성을 부여했습니다.
즉, 어제 단 하루의 미사로 인해 촛불집회는 비폭력, 정당성, 지속성을 다시 한 번 모두 얻어왔습니다. (유니크 아이템 특템. -_-v)
실로... 인구수 200의 상대진영 - 그러나 디텍터가 없는 - 에서 홀로 유유히 사시미를 휘두르는 다크템플러만큼의 '포스'를 보여주었습니다.
4. 희망의 재발견
촛불의 승리는 우리 민주시민들의 예상마저 넘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연령과 계층을 불문하고 모여드는 시민들과 그들의 토론 속에 이어지는 좌충우돌 이지만 그런 과정에서 수렴되는 수준높은 민주주의 거리정치와 아고라를 위시한 여러 인터넷 모음을 위주로 한 집단지성, 단군이래 사상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광화문의 전국민 노숙 MT에서의 흥겨운 축제문화, 물대포를 얻어맞고, 경찰의 불법 폭력 진압 아래에서도 위트를 잃지 않는 수준높은 국민성.
이것들이 이번 촛불시위 과정에서 우리가 발견한 우리 자신의 '희망'입니다.
5. 보수세력의 재발견 (이건 뭐 다들 아는 거니까 중요하지 않음. 찌라시에게 던져줄 관심은 없다)
'인지부조화'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자기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자기 자신의 인식에 맞도록 상황을 끊임없이 해석하는 자가당착의 이론인데요. 조중동을 비롯하여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지도층'이라고 불려왔던 세력들의 위선과 기만은 자기 자신들의 틀에 갇혀 끊임없이 자해행위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잘못했다'라고 이야기하기 보다는 '이게 다 노무현 탓'이라고 회자되는, 남 탓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으며 급기야는 공안정국으로의 신호탄마저 쏘아올린 실정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우익'이 없습니다. 우익이란 민족주의 색채가 가미되어야 하는데, 이 땅의 우익들은 과거에 친일파였기에, 진정한 우익이었던 김구 선생님을 비롯한 독립운동 투사들을 빨갱이로 몰아 척결하는 등 아직까지 그들의 유일한 논리인 '반공'에 기대어 전횡을 일삼고 있습니다. '지도층'과 '도덕성을 가진 계층'이 교집합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겠지요.
이제, 민주시민은 알고 있습니다. 보수세력의 명이 길지 않다는 것을...
또 한 번 우리를 감동시킨 '대한민국'과 '민주시민' 들.
광복의 그 날 전 국민이 거리로 뛰어나가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던 것처럼,
제 머리 속에는 벌써부터 이명박과 보수언론이 항복하는 날 제가 거리로 뛰어나가 만세를 외치고, 흥겨워하며, 함께 거리로 뛰어나와 얼싸안고 밤을 지새는 모습이 머리 속에 그려지고 있습니다.
민주시민, 화영 드림. ^^v
덧붙여서...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날 울적해서 썼던 글 하나 첨부합니다. 소시민의 울적한 예상대로 흘러가는 시절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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