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끄적끄적/기억창고] | 2009/10/29 00:12
어렸을 적 서울에서 진주가는 고속버스를 타면 휴게소에서 두 번쯤 쉬었습니다.
그 때는 대진 고속도로가 개통되기 전이라서 서울에서 진주까지 7시간 40분 정도 걸렸거든요.
전 중학교 때 사회지리부도에서 대진고속도로가 '개통예정'이라는 글자를 보고,
그런 시절은 안올 줄 알았는데 벌써 10년 가까이가 지났네요. ^^
중간에 들리게 되는 두 군데의 휴게소 중 금강휴게소가 꼭 끼어있었는데,
잠시 멈춰서 마시는 금강휴게소의 물 맛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보리차였는데, 어디서도 마셔보지 못한 그런 맛이었거든요.
물 한 컵 떠서 금강을 바라보면서 마시면,
이 맛에 고속버스 탄다는 느낌마저 가질 정도였으니까요.
요즘은 금강휴게소 물 맛이 예전같지 않지만,
어렸을 적 그 기억 때문에 아직도 저는
'금강'이 좋습니다. (가본 적은 없답니다. ^^;)
'금강 휴게소'도 좋아하고요.
아마 차를 사게되어 고속도로를 탄다면, 금강휴게소에서는 꼭 한 번 멈추고 싶어요.
세상을 살다보면
이유없이 좋은 사람...
이유없이 좋은 브랜드...
이유없이 좋은 가게...
이유없이 좋은 것들이 가끔씩 생깁니다.
더불어서 이유없이 좋은 것들과 연관된 것들마저 좋아지죠.
그 중에서도 제일 좋은 것은,
이유없이 행복한 것이 아닐까요. ^^
대학교 시절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갑자기 Queens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아침 햇살이 제 방을 청명하게 비추는데...
온 세상이 왜 그렇게 밝아보이던지.
왜 그렇게 행복했던지.
그 때는 CD 플레이어를 자명종으로 썼답니다.
곡명은 한참동안 떠올리려고 해봤지만, 그 CD를 수십번이나 들으면서 찾아보려고 애썼지만
여전히 그 때 들었던 그 곡이 어떤 노래인지는 모르겠어요.
아마 '이유없이 행복한 느낌' 때문이리라 생각합니다.
이유없이 좋은 사람. 좋아요. ^^
여러분은...
행복하신가요?
화영 드림
덧글 :
사람이 가장 행복할 때는 '남을 도울 때'라고 합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한 소년이 생각해낸 아이디어로, 세 사람을 도울 것이라는 것도... 생각해볼만 하겠죠?
오늘은 이유를 생각하지 말고 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은 어떨까요?
금강휴게소 ,
대진고속도로 ,
사랑 ,
이유없이 좋은 것
0
이 글의 관련글(트랙백) 주소 :: http://hwayoung.tistory.com/trackback/131
+ [끄적끄적/기억창고] | 2009/01/25 10:45
-2. 턱을 괴고 앉아 세상을 관조하다.
창가에 걸터앉아 한 쪽 무릎을 당기고, 턱을 괸 채로 하늘을 바라보았다.
한 올 한 올 볼위로 흘러가는 바람조각은 따스함과 시원함을 담은 채로
그렇게 나를 스쳐 지나갔더랬다.
앙상하던 가지에 초록잎이 언뜻언뜻 보이더니
어느새 잎을 활짝 피워, 눈 앞을 빼곡하니 채웠다.
광장이 비좁하져 버렸다.
시끄럽게 재잘대는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
유난히 귀에 들어오는 목소리가 있어서 고개를 살짝 돌렸다.
한 명 한 명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슬며시 웃었다.
그리고 그 중 한 사람의 얼굴이 눈에 들어와 그 얼굴에 잠시 머물렀다.
스쳐가면서 마주친 시선에 알듯말듯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고개를 돌리며 잠시 머물렀다 다시 떨어지는 시선 속에는 역시,
알듯말듯한 웃음이 담겨있었다.
광장에 눈길을 보내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흘려 들으면서도 머리에 담았고.
한 사람에게 눈길을 주었고, 웃음을 받았다.
세상을 관조하며, 하루를 흘려보냈다.
그렇게 5월이 갔다. 그렇게 사랑하며, 5월을 보냈다.
-1. 책상에 얼굴을 파묻고 노래를 듣다.
머리카락 사이로 느껴지는 손길이 따스하고 부드러웠다.
졸리다고 비비적거리며 어리광을 부렸다.
나즈막히 불러주는 노래소리에, 까무락 잠이 들었다가 깨기를 여러차례.
고개를 들자 마주친 그녀의 눈빛은, 호수같았다.
촉촉하고 투명한 눈빛에, 홀린 듯 다시 잠이 들었다.
바람부는 호젓한 산책로를 거닐었다.
이어폰의 음악도, 사람들의 이야기도, 저 멀리서 들려오는 자동차 소리도 아스라히 퍼져 들리지 않았다.
생각을 하고, 고민을 풀었다.
그리고 눈을 떴다. 호수같은 눈망울은, 파란 하늘로 바뀌어 따갑게 눈을 찌른다.
6월이 갔다.
그렇게, 기억 속의 6월은 흘러갔다.
0. 광장에서 노래를 듣다.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카메라를 든 나는 눈길이 머무르지만 띄지 않는 배경 속의 그림이었다.
그. 와 그녀. 는 목청높여 노래를 불렀다.
한 켠으로 비켜서서, 고개를 까닥거리며 박자를 맞춰가며 들었다.
내 마음도 함께 뜨거워져 갔지만 같이 부르지는 않았다.
참여하되, 지켜보는 것.
가슴이 뜨겁지만, 손을 들어 외치지 않는 것.
나는 이율배반적이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즐기고 있다.
참여하지도 않지만 그런다고 지켜보지 않는 것도 아닌,
턱을 괴고 앉아 알듯 말듯한 웃음을 지으면서 세상을 바라보았다.
6월이 가고, 7월이 왔다.
그렇게 사람들과 함께 보내고 있는 7월이 왔다.
+1.
시절은 언제나 알듯 말듯. 흘러간다.
화영 드림
노래 ,
세상살이 ,
시간
0
이 글의 관련글(트랙백) 주소 :: http://hwayoung.tistory.com/trackback/82
+ [끄적끄적/기억창고] | 2008/05/30 14:01
빨갱이 논쟁으로 좌파 우파로 국민을 쪼개버린 이래, 다시 한 번 이렇게
남녀소노 진보 보수 할 것 없이 손잡고 한 목소리를 낸 적이 있었더냐!
대통령 당선되려고 전국을 경상도와 전라도로 쪼개버린 이래, 부산에서는
광주 만세! 광주에서는 부산 만세! 라고 한 목소리로 외치는 일이 있었더냐!
건국 이래 이렇게 남녀노소 (특히 젊은 여성분들께!!) 예비군복이 환영받는 일이 있었더냐!
함께가는 시민에게 누구나 '고생하십니다' '수고하십니다' 라고 인사하고,
옆 사람은 누구나 막 돕고 싶어져서 우리가 이렇게 멋진 국민성을 가졌다는 것을
알려준 사람이 있었더냐!
영삼이가 연대에서 전국 대학생 조직(한총련)을 깡그리 뽀사버린 이래, 이렇게 전 국민이 대학생들을 바란 적이 있었더냐! (물론, 부정적인 측면이 있었던 것도 인정하지만!)
예전에도 알고 있었고, 지금도 알고 있었지만... 거리의 쓰레기는 스스로 줍는다는 멋진 시민의식을 가진 국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더냐!
우리 국민들이 토론에 약하다고 하는데, 이렇게 말 잘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정말 똑똑한 국민이라는 것을 일깨워준 사람이 있었더냐!
거리행진에서 어떻게 할지 서로서로 의논해가면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을 보면, 정말로 민주주의 의식이 머리 속까지 뿌리깊이 박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사람이 있었더냐!
우리나라가 정말 세계 최고의 IT 환경(다음 아고라, 아프리카, 오마이뉴스 등의 생방송) 을 가졌다는 자부심을 다시 한 번 품게 해준 사람이 있었더냐!
또 많겠지만...
조중동 + 문화 + 매경 + sbs + ytn 이 눈버리는 찌라시도 안되는 쓰레기라는 것을, 온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준 사람이 있었더냐!
그네들이 지금 그렇게 떠들고 있는 '폭력.불법시위'가 사실은 우리들의 의견을 이야기하기 위한 민주주의적이고 평화적인 거리의 정치라는 것을, 온 국민에게 알려준 사람이 있었더냐!
그리고, 국민의 힘이 정말 위대하고, 우리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정말로 소중하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대한민국 국민' 이라는 눈물나도록 멋진 사실을 일깨워 준 사람이 있었더냐!
대한민국의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것을 알려준 사람이 있었더냐!
이명박 대통령님, 이 모든 사실을 깨닫게 해 주심에 감사드리니... 이제 우리 국민들에게 마지막으로 하나 더 큰 즐거움을 주셔야 겠습니다.
무엇일지는. 뭔지 잘 아시죠? -_-;;; 이제 쇠고기 재협상 정도로는 안돼효. -_-;;;
화영 드림
블로거뉴스에서 이 포스트를 추천해주세요.
광우병 ,
이명박 ,
촛불집회 ,
탄핵
0
이 글의 관련글(트랙백) 주소 :: http://hwayoung.tistory.com/trackback/75
+ [끄적끄적/기억창고] | 2008/05/28 13:23
1.
용감하게 자라오른 녹색 잎들은 사람들을 길 가로 밀어내고 청계천이 마치 제 구역인양 영역을 표시하기에 바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리디 여린 초록 빛이었는데요.
만발한 초록빛에, 청계천이 비좁아졌습니다.
야트막하게 걸린 햇살이 흐르는 물에 부서져 눈이 부십니다. 녹색 잎들과 함께 아침나절의 청계천을 차지하고 있네요.
반짝이는 햇살과, 즐거운 초록빛에 못이겨 청계천 다리에 기대어 한참을 서있었더랬습니다.
아침 나절은. 짧네요.
짧은 아침 나절의 여운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2.
아침잠이 많은 아들이 이불 속에서 겨우겨우 눈을 뜨고 있을 때,
먹고 가라며 챙겨주시는 아침을 마다하고 아직까지도 졸음을 쫓지 못해 겨우 일어나 갸르르릉 대고 있는 아들을 위해 토마토 쥬스를 갈아 주시네요.
아침 나절은. 짧네요.
짧은 아침 나절. 잠 투정하는 여운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라고 이야기해야겠습니다.
3.
밥 먹는 것보다 노는게 좋아서 하루 온종일 동네 한가운데 마당에서 굴러다닐 때,
외손자 밥 한 숟가락 먹이겠다고 아침 나절부터 국밥을 말아서 숟가락을 들고 뛰어나오신 할머니가 생각납니다.
제가 쪼그맣던 시절... 지금 바라보는, 반짝거리는 청계천보다 훨씬 더 넓게 햇살이 부서지던... 남강변을 따라 저를 업고 다니셨더랬지요.
그리워 할 수 있는...
아침 나절은. 짧네요.
짧은 아침 나절. 그리워서 울적해진 마음을 달래고. 아직 이야기 할 수 있는 분께.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라고 이야기해야겠습니다.
4.
5월이니까요.
화영 드림
그리움 ,
청계천
0
이 글의 관련글(트랙백) 주소 :: http://hwayoung.tistory.com/trackback/72
+ [끄적끄적/기억창고] | 2008/05/28 13:20
대한민국 헌법 제1조
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②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게티스버그 연설문 중 가장 유명한 부분입니다.
and that 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shall not perish from the earth.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쇠고기 먹어도 좋습니다. 찬성합니다. 하지만 안전장치를 만드는 것이 먼저입니다. 한미 FTA 해도 좋습니다. 찬성합니다. 하지만 FTA를 소수의 희생은 필연적이다라는 일방적 인식은 곤란합니다. 민영화 해도 좋습니다. 찬성합니다. 하지만 경영합리화와 필수 사업장에 대한 구분이 먼저입니다.
왜 '안전장치'는 온데간데 없고, '해야 할 부분'과 '하지 말아야 할 부분'을 거꾸로 해석하는지...
이제 국민이 참을 수 있는 임계점을 넘어선 듯 싶습니다.
인터넷도 없고, 언론통제가 극심하던 시절, 격동의 시기를 살아오신 선배들도, 이렇게들 시작하셨겠지요.
새삼 존경스럽습니다.
화영 드림
블로거뉴스에서 이 포스트를 추천해주세요.
게티스버그연설 ,
링컨 ,
민주공화국 ,
쇠고기 ,
촛불문화제 ,
촛불집회 ,
헌법제1조
0
이 글의 관련글(트랙백) 주소 :: http://hwayoung.tistory.com/trackback/73
+ [끄적끄적/기억창고] | 2008/02/10 14:17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 추석 이야기 를 먼저 보시길... 1. 사랑한다라는 말보다, 보고싶다라는 말을 더 깊게 받아들이지만. 언제나 보고싶다라는 말의 가슴아림을 빼놓고 받아들였습니다. 사랑한다라는 말을 좋아하지만, 언제나 마음 한 구석을 빼놓고 받아들였습니다. 좋아한다라는 말을 좋아하지만, 언제나 눈빛 한 쪽을 빼놓고 받아들였습니다. 노력하다. 도전하다. 라는 말을 좋아하지만, 언제나 최선의 힘은 빼놓고 받아들였습니다. 모든 일에는 '내일'이 있을 줄 알았거든요. 모든 일에는 '다음'이 있을 줄 알았거든요. 온실 속의 화초라서 그런지. 사랑만 받고 커서 그런지. 정말로 아픈 적이 없어서 그런지. 정말로 미쳐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언제나 절.실.함. 이 부족했습니다. 2. 언젠가 한 번 제대로 아픈 일이 생기면... 좀 제대로 된 인간이 될 수 있으려나 하고 자주 생각했습니다. 절실함을 담기에는 그릇이 너무 약한지라, 언제나 화들짝 놀라고 살포시 물러나고 노력않고 도망가거든요. 절실함을 가졌을 때의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지. 저도. 친구들도 궁금해했습니다. 30년 동안이나 궁금해 하고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가지지 못했습니다. 3. 어렸을 때부터 모아두었던 친구들, 연인들과의 편지를 꺼냈습니다. 기억 속에서 지워야 할 사람과, 앞으로 다시는 안 볼 사람들의 기억들을 골라내었습니다. 한 장 한 장 찢어서 버리다가... 손가락과 팔목이 아프기 그냥 박스에 휙휙 던져넣기 시작합니다. 외할아버지께서 보내신 전보와, 편지들도 있네요. 외할아버지의 글 속에 외할머니도 보입니다. 또 울컥 해서. 이불 속에 스스르 숨어들어가서 웅크리고 자다가 다시 던져넣습니다. 그 친구는 절실했군요. 절실함을 배우게 되면, 다른 사람의 절실함도 느끼게 되는 것일까요. 제가 썼던 글은 어느 만큼이나 그 절실함에 대답하고 있었을지 궁금합니다. 편지 박스 속에서... 오래된 흑백사진 하나와, 1100원의 전리품을 얻었습니다. 4. 진주성에 갔더랬습니다. 여기서 다리가 아파서 쉬셨고, 여기서 손잡고 웃으셨고, 여기서 사진을 찍었는데... 핸드폰에 저장된 전화번호는 있으되, 전화를 걸면 이제는 할아버지가 받으십니다.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가슴이 인정을 못하는군요. 손을 뻗으면 맞닿는 느낌이, 전화를 걸면 들려오는 목소리가 생생한데... 현실이라는 것. 이제는 받아들여야겠지요. 뭐. 사는게 다 그런거니까. 근데... 보고싶은데 어쩔까나요. 바로 지금... 곁에 있을 때 사랑하길. 화영 드림
블로거뉴스에서 이 포스트를 추천해주세요.
가족 ,
사랑 ,
외할머니 ,
효도
0
이 글의 관련글(트랙백) 주소 :: http://hwayoung.tistory.com/trackback/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