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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아래.
+   [끄적끄적/기억창고]   |  2008/05/28 13:23  

1.

용감하게 자라오른 녹색 잎들은 사람들을 길 가로 밀어내고
청계천이 마치 제 구역인양 영역을 표시하기에 바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리디 여린 초록 빛이었는데요.

만발한 초록빛에,
청계천이 비좁아졌습니다.

야트막하게 걸린 햇살이 흐르는 물에 부서져 눈이 부십니다.
녹색 잎들과 함께 아침나절의 청계천을 차지하고 있네요.


반짝이는 햇살과,
즐거운 초록빛에 못이겨 청계천 다리에 기대어
한참을 서있었더랬습니다.


아침 나절은.
짧네요.

짧은 아침 나절의 여운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2.

아침잠이 많은 아들이
이불 속에서 겨우겨우 눈을 뜨고 있을 때,

먹고 가라며 챙겨주시는 아침을 마다하고
아직까지도 졸음을 쫓지 못해 겨우 일어나 갸르르릉 대고 있는 아들을 위해
토마토 쥬스를 갈아 주시네요.


아침 나절은.
짧네요.

짧은 아침 나절.
잠 투정하는 여운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라고 이야기해야겠습니다.


3.

밥 먹는 것보다 노는게 좋아서
하루 온종일 동네 한가운데 마당에서 굴러다닐 때,

외손자 밥 한 숟가락 먹이겠다고
아침 나절부터 국밥을 말아서
숟가락을 들고 뛰어나오신 할머니가 생각납니다.

제가 쪼그맣던 시절...
지금 바라보는, 반짝거리는 청계천보다 훨씬 더 넓게 햇살이 부서지던...
남강변을 따라 저를 업고 다니셨더랬지요.


그리워 할 수 있는...

아침 나절은.
짧네요.

짧은 아침 나절.
그리워서 울적해진 마음을 달래고.
아직 이야기 할 수 있는 분께.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라고 이야기해야겠습니다.


4.

5월이니까요.


화영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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