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사안의 특수성이 있는 만큼,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 종결하면 안된다.
지금까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수사한 거 탈탈 털어서 먼지까지 다 밝혀라. 자.신.있.으.면.
노무현 대통령이 돈세탁을 워낙 잘해서 몸통을 못밝히거나,
검찰이 무능해서 그깟 640만 달러 추적도 제대로 못하거나,
아니면 노무현 대통령이 결백한 것이니... 진심으로 바란다. 먼지까지 탈탈 털어라.
지금까지 검찰이 휴일에도 브리핑을 해가면서 쉬는 날을 반납하고 열과 성의를 다해 언론에 까뒤집은 것. 내가 낸 세금으로 월급받는 공무원들이 열심히 일한다는 반증이니, 매우매우 치하한다. 그런데 열심히 일하면 뭐하나? 먼지까지 좀 탈탈 털어 보라니까. 브리핑에서 밝힌 증거는 노무현 대통령의 친인척, 그리고 가족이 돈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 핵심은, 현직 대통령 시절에 꼴랑 600만 달러 정도를 받기 위해 대통령이라는 만인지상의 유일무이한 권력을 휘둘렀는가이고, 더 중요한 건 당시 환율로 꼴랑 60억원 정도 되는 돈을 친인척을 통해 자기 주머니로 쑤셔넣은 댓가로 특혜를 줬느냐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권력은 캐 쓰레기 같은 놈들을 제외하고는 만인지하였지만 여기서는 일단 만인지상으로 보이는 '현직' 대통령 기준으로 이야기한다.)
그러니까, 열심히 일해서 증거 확보했으면 까보라니까.
(아, 물론... 주말에도 나와서 일할 정도로 열심이니 BBK 동영상 정도야 당연히 밝혀줘야지. 응? 아니라고? 내가 잘못 들었나?)
결국 현재까지 언론에 주구장창 (계속 강조하지만 휴일도 반납하고 브리핑한 노고에 감탄을 금치 못하는 바이다) 브리핑들을 살펴보면 박연차의 진술에 의존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진술이 얼마나 신뢰성이 있느냐는 것인데, 박연차도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요구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은 없다고 했다.
받은 사람은 달라고 한 적도, 받은 적도 없지만, 준 사람은 이래저래 욜라쿵짝 해서 그런건가벼 하고 엉거주춤 줬다는 건데 이게 제일로 중요한 이야기다.
대한문 분향소에 국화 꽃과 담배, 음료수 등이 모자란다고 상주를 맡고 있는 사람이 나에게 돈 좀 기부하거나, 그게 안된다면 빌려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길래, 내 비자금을 탈탈 털어 국화꽃을 사고, 사람들을 위해 김밥과 물을 사서 들고가서 그 상주에게 건네줬다. 아, 그러면 그 상주는 노무현 대통령 영정 옆에서 상주 역할을 할 정도로 최측근이니 분향소에 모셔져 있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포괄적 뇌물죄로 처벌받아야 한다는 논리다. 아, 말 참 잘 된다. (오늘 대한문 분향소에는 노짱과 계급장 떼고 맞짱까자고 이야기했던 김근태 아저씨가 있댄다. 대한문에 가봤더니 안보이던데...)
비유가 좀 거시기 하다. 이 글 읽는 여러분도 아마 기분이 거시기 할 것이고, 내 기분도 겁나게 거시기하니까, 오늘은 그냥 넘어가자. 이런 생각하게 만든 놈들 모두 앗쌀하게 거시기해부리고 싶지만 힘이 모자란다. 청계천에 촛불들고 가면 잡혀가는 세상이다. 몇 년만 기다려라. 거시기하게 힘 길러서 거시기 해줄테다.
여튼 다시 각설하고,
검찰은 처음부터 몸통을 노무현 대통령으로 겨냥하고 수사의 프레임을 이미 짜놓았던거다. 수사결과를 열심히 끼워 맞추려다보니, 증거는 제시 안하고, '집안의 가장이 몰랐을 리 없다'라는 지극히 추상적인 상식론에만 의지해서 주구장창 언론에 흘렸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내가 뼈빠지게 일해서 낸 세금으로 같은 월급 받고 휴일에도 열심히 일하는 그대들의 노고를 진심으로 치하한다.)
또 삼천포로 잠시 빠져서, 지금 대한민국에서 '상식'이란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하면...
촛불 들고 청계천 가면 경찰들이 청계천 물이 촛불이 모조리 증발되고 서울이 홀라당 타버릴지도 모르니 촛불 들고는 못가십니다. 라고 이야기한다. 거기에 내가 촛불들고 청계천에서 광어를 잡든 고래를 키우든 니가 뭔 상관인데? 라고 말하면 안된다. 잡혀간다.
전직 대통령이 석연찮은 이유로 자살하여 서거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는데, 슬퍼하는 사람들은 반정부 시위자가 될 확률이 농후하니 전경버스로 '아늑하게' 보살펴서 격리시켜야 한다는 게 대한민국의 상식이다. 상식. 잘 새겨 들어라. '상식'이란 이런거다.
아, 그리고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에 관한 검찰의 상식' 이라는 누구나 깊이 새겨둬야 할 '필수 상식'에 관한 이야기 하나 더 하겠다. 나같이 대한민국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조차 경찰서에 끌려가서 '돈 받아 쳐 먹었지? 똑바로 불어' 라는 이야기를 듣고서 '증거 있어?' 라고 되물었을 때는, 증거를 대주는 것이 당연지사이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에 관한 검찰의 상식'은 '가장이 몰랐을 리 없다'라고 언론에 브리핑하여, '여편네 치맛자락 뒤에 숨는 비겁자'라고 망신을 주는 것이니 꼭 기억해야 한다. 특히 검찰 관련 직업을 가지려는 사람은 필히 머리 속에 암기하도록.
아, 그리고 김영삼, 김대중 시절의 측근 뇌물 수수에 대해서는 방문조사, 이명박 후보(당선자도 아니고 후보)에게는 '이거 내꺼요~'라고 말하는 동영상이 굴러다니는 BBK 사건을 수사하면서도 무진장 쫄아서 서면조사를 했지만, 얼마 전부터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는 소환조사를 하는게 검찰의 상식이니 이것도 기억하도록.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가져갔던 국가기록물 사본도 '해킹'의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던 분들이니, 동영상은 볼 줄 몰랐으리라고 이해해 준다. (참고로 그 국가기록물 사본이 저장된 서버는 인터넷에 연결이 안되었는데도 해킹이 가능한 전지전능한 네트워킹 서버였던거다. 하나 덧붙여서 노무현 대통령이 국가기록물 '사본'을 가져가서 인력 기록이 없어서 이명박 정부의 인사를 선임하는 것이 어렵다고 말씀하신 모 정당 명사님도 있었다.)
어쨌거나 '상식'을 밝히기 위해 노무현 대통령을 서울까지 불러 포토 라인에 세워서 찰칵찰칵 카메라 세례를 받게 만들고 난 이후에 소환조사를 했어. 그래서 당신은 어떤 사실을 얻어들었지? 뭐 더 밝혀진 거 있나? 아,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라는 건 이런 것이구나. 상식 하나 더 배웠다. 검찰 관계자가 꿈인 사람들은 이것도 수첩에 적어둬라.
(주구장창 강조하지만 일요일도 빼놓지 않고 열심히 브리핑을 하면서)
박연차가 준 돈의 사용처는 언론에게 열심히 제공했어. 2년 동안 잔금도 안치렀는데 계약서가 왜 유지되었는지 의혹이다. 투자처가 어디인데 이게 사실 소유자가 누구다. 그러니까 '의혹'과 '곁가지' 브리핑만 하지 말고 밝힌 '사실'에 대해 발표를 하라니까.
대통령 혼자도 아니고 '대통령 일가족과 친척'이 꼴랑 몇 십억 받겠다고 그걸 대통령이 진두지휘했으니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해야겠는데, 그걸 몰랐다고 주장하니 '상식적으로 말이 되냐'라고 이야기하는데, IT박람회에서 V3도 자기 돈으로 사고, 의원 시절에 저녁 자리에 가서도 자기 돈으로 죽 사먹던 노무현 대통령이 돈에 눈이 멀어서 '꼴랑 60억' 받으려고 일가 친척을 동원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냐?'
평생동안 Mr. Clean으로 살아온 사람에게서 측근 떼내고, 친척 떼내고, 가족 떼내고 망신줘서 주변 사람들을 온통 압박하면서 '그래도 견딜래? 어서 불어. 못불어? 상식으로 판단해봐' 라고 정신적인 고문, 사실상 테러를 자행한거지.
그러다 노무현 대통령이 발끈 하며 증거 대봐라 하니까, 이제는 영부인이 논두렁에 시계를 버렸다고 흘리고, 언론은 아싸~ 하고 증거인멸이라고 받아썼지. 영부인이 박근혜나 전여옥도 아니고... (아, 나 하나 인정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정치 제일 잘하는 건 박근혜 같아. 논란이 있을 때는 절대 발언 안하고 입다물고 있다가 다 끝나면 한 마디 딱 하데... 타고난 정치인이야 정말. 정치. 그래, '여의도' 정치 말야) 아, 이제 누군가 네티즌(또는 알바)이 비싼 시계니 금속탐지기 가지고 봉하마을 뛰어가자 라고 이야기한 이야기까지 언론에 대서특필.
이래도 항복 안할래?
가족이 잘못한 건 가족에게 죄를 벌하면 되고, 측근이 잘못한 건 측근에게 죄를 벌하면 돼. 그것이 '법'이야. 법은 '도덕적'인 판단을 하지 않아. 수사 결과를 잘 잘표하면, 도덕적인 평가는 우리 국민이 내리는거지.
물론, 당연히 도의적인 책임은 져야지. 측근 관리를 못하면 수장이 욕먹는 건 당연한 것이야.
전직 대통령이 서거했는데 서울광장을 전경차로 뺑뺑 둘러치고, 대한문 분향소를 철거하려고 하는 경찰 때문에 이명박이 자신의 열등감과 조급함이 배배 꼬여서 그런다고 욕먹는 것과 똑같은 경우야. 이 경우 이명박이 '법'적으로 잘못한 건 없잖아? 뒤지게 욕만 먹으면 돼.
자, 우리 이제 검찰 나으리들에게 설교는 그만 하고, 우리도 반성 좀 하자. 아쉽게도 우리 나라는 제대로 된 '원로'를 못가졌어.
원로라는 인간들이 모조리 친일파 후손이고 떠드는 게 '반공' 밖에 없는데 그 인간들 머리 속에 존경받을 만한 뭔가가 들어 있겠어?
친일 청산을 못했지만, 어쨌거나 그 아저씨들 대부분 죽어 나자빠지고 (그 후손이 떵떵대는게 꼴보기 싫지만) 이제서야 '원로'가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그 원로로서 가장 큰 빛과 권위를 가지는 것은 전직 대통령이야. 지미 카터는 은퇴하고 더 날아댕겨. 클린턴도 여전히 유명하지. 레이건, 미국 시민들이 아주 사랑했잖아. 부시는... 심하게 미국을 내팽개쳤으니 할 말 없다. 미국의 권력을 마구마구 남용해서 욕먹는구나. (그렇게 욕먹은 부시도 오바마에게 전임자로서 예우받아)
아, 그러고보니 요즘 9시에 땡전 뉴스처럼 등장하는 인간도 권력을 마구마구 남용하는 것 같던데...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이름 쓰기도 안타깝다. 에휴~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 평화상도 받았고, 우리나라 민주화 역사에 기여한 공로가 거대하니 원로가 될 것 같은데... 완전히 할아버지라 골골대셔. 안타깝지.
노무현 대통령. 퇴임하고 인기가 더 좋아. 봉하마을에서 털털하게 보통사람으로 살아가는게, 완전 옆집 대통령 아저씨 아냐. 게다가 젊어. 한 15~20년은 시대 정신을 밝히는 원로 하겠다. 재임 중에 농촌 관련 정책이 제일 아쉬웠는지, 농촌을 살리기 위한 새마을 운동도 해보겠다고 해. '리더'가 되잖아.
그런데 우리는 검찰과 언론의 개망신 주기에 휘둘려서 '와이프 뒤에 숨어서 그러지 말고 당당하게 잘못했다고 말해라. 그러면 그렇지.' 라고 생각했잖아. '전임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자산인지 모르는 우리 정치의 후진성과, 우리 시민의 후진성. 그리고 내 자신의 철없음이야.
e-지원 시스템과 국가 기록으로 물고 늘어지더니, '특별 세무조사'로 박연차를 탈탈탈탈탈탈탈탈탈탈탈탈탈탈탈 털어내서 먼지라도 만드는 것이 바로 우리 나라의 전임 대통령에 대한 처절한 정치 보복의 역사에 따른 우리의 저열한 '기본적인 상식' 아니겠어?
아, 또 뻘소리 하나 하면 전임 대통령에 대한 정치 보복은 상식인 거 다들 알았을테니, 제발 다음 대통령까지는 이어가자. 그런데 국회의장이 이런 고리를 끊겠답시고 뭐 개헌한다고 뻘짓 한다던데, 그거 좋은 상식이니 다음 대통령 까지는 이어가자니까. 니들이 말하는 '상식' 이잖아. 제발 좀.
오죽하면 기업 수장들이 쫄아서 전직 대통령에게 조문을 안가냐. 이게 '상식'이 지켜지는 사회야?
우리 모두 반성하자. 그리고 울자.
노무현 대통령이 했던 정책들. 분명히 과오가 없다고는 못한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우리들을 위한 '선의'가 있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가 했던 정책 하나하나가 정말 인기 없는 정책 (국민연금 개혁, 보유세 개혁 등 말도 못하게 많다) 이었지만 꼭 했어야 하는, 우리에게 정말 필요했던 것들 이잖아.
아마 지금의 누구들과 극명하게 비교되어서, 더더욱 가슴 아플거다. 우리가 반대했던 정책들, 우리가 욕했던 정책들. 알고 보니 얼마나 선의가 있었는가. 그래서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우리가 잘못했다' '우리가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불쌍해서 어쩌냐'라고 가슴이 미어지도록 통곡하는거다.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자였어. 그가 욕을 먹을 때도, 한미FTA 때문에 진보세력조차 등을 돌렸을 때도, 600만불 수사 때문에 민주당이고, 경향신문이고 그를 잘근잘근 씹을 때도 그의 지지자였어. (정책을 반대하는 것과 대체적으로 그의 선의를 믿고 지지하는 것은 다른거야.) 그런데... 이게 위로가 안된다. 뒤늦게 깨닫건 간에, 예전부터 알고 있던 건 간에... 그게 무슨 상관이더냐.
이제 그는 이 세상에 없는데...
'우리끼리' 싸우지 말자.
그리고, 내년. 내후년. 내후년의 내년에도. 잊지 말고 기억하자.
우리에게서 '그'를 앚아간 세력들이 어디인지 기억하자.
그리고, '그'를 떠나보내야만 했던 우리의 가슴아픈 사무침에 다다른 잘못을... 기억하자.
그리고,
'야~ 기분좋다!' 라고 외쳤던, '그'를 기억하자.
그러니까,
'상식'이 통하는 사회에서 살아보자고.
|